하이든(Joseph Haydn)은 고전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명으로, 그의 삶과 음악은 고전적 형식과 창의적인 발상을 완벽하게 결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가 작곡한 '고별 교향곡'(Symphony No. 45 in F-sharp minor)은 하이든의 독창적인 음악적 재치뿐만 아니라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작품입니다. 이 교향곡은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 가문을 위해 오랜 기간 일하며 발생한 특정한 상황에서 탄생한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18세기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였던 하이든은 니콜라우스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궁정 음악 감독으로 오랜 시간 활동했습니다. 당시 하이든은 헝가리의 에스테르하지 별장에 있는 후작의 궁정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었으며, 이 기간 동안 그는 수많은 교향곡과 실내악 작품을 작곡했습니다. 그러나 궁정 음악가로 일한다는 것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주기적으로 후작의 요구에 따라 별장에서 장기간 머물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이 때문에 단원들은 종종 고향을 떠나 오랜 시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했습니다.
1772년 어느 날, 에스테르하지 후작은 단원들에게 특별히 긴 출장을 명령했고, 단원들은 거의 몇 달째 집에 돌아가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가족과 집을 그리워하던 단원들은 하이든에게 자신들의 어려움을 전했고, 하이든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후작의 눈치를 보면서도 단원들의 마음을 대변해야 했던 그는, 말 대신 음악으로 그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고별 교향곡’입니다.
이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은 매우 특별합니다. 전형적인 교향곡은 웅장한 피날레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고별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은 점점 조용해지며 하나의 악기씩 사라지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주가 끝나갈 무렵, 무대 위의 연주자들이 하나둘씩 촛불을 끄고 무대를 떠나는 연출이 포함된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무대에는 단 두 명의 연주자만 남아 음악을 마무리 짓고, 공연이 끝나는 순간 관객들은 이 기묘하면서도 감동적인 광경에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이 연출을 통해 하이든은 교묘하게 단원들이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후작에게 전달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후작은 하이든의 의도를 알아차렸고, 결국 단원들은 오랜 출장 끝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하이든이 단순히 음악적 천재일 뿐만 아니라, 그의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배려하고 이해했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줍니다.
‘고별 교향곡’은 단순한 음악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이든은 이 작품을 통해 직업적 제약 속에서도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감정과 바람을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따뜻한 배려와 기지 넘치는 해결책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음악 이야기] -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조화로운 음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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