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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서양 음악사에 가장 먼저 등장한 테너

by 해이야 2024. 11. 13.

 

테너(Tenor)의 유래는 "길게 지속하다"는 뜻의 라틴어 ‘tenere’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테너는 서양 음악사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주요 성부로, 초기에는 ‘테노르(Tenor)’라는 명칭이 음악의 중심을 차지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테너 성부는 주로 종교 음악에서 가장 낮고 안정된 음역을 유지하며 다른 성부를 지탱했습니다. 테너의 위아래를 꾸미는 다양한 성부들이 추가되면서 오늘날의 합창구조로 발전했는데, 위 성부는 알토(Alto), 아래 성부는 베이스(Bass)로 분화되었고, 가장 높은 성부는 소프라노(Soprano)가 되었습니다.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테너는 종교 작품에서 중요한 독창 파트를 맡았고, 이후 오페라에서도 주요 인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페라 속에서 테너는 주로 젊고 열정적인 남성 캐릭터로, 혈기왕성한 성격과 드라마틱한 상황을 연기합니다. 테너가 부르는 감미로운 사랑 노래는 관객과 극 중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알마비바 백작이 부른 세레나데, 푸치니의 라 보엠에서 로돌포가 부르는 ‘그대 찬란한 모습이’, 베르디의 리골레토의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 같은 곡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랑 노래를 주로 부르는 가수를 ‘리릭 테너(Lyric Tenor)’라 부르며, 대표적인 리릭 테너로는 루치아노 파바로티, 알프레도 크라우스, 롤란도 빌라손 같은 가수들이 있습니다.

 

테너는 단순히 로맨틱한 노래를 부르는 역할을 넘어, 오페라 속에서 위대한 영웅으로도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에서는 오텔로가, 돈 카를로에서는 카를로 왕자가, 아이다에서는 라다메스 장군이 테너로 등장해 강력하고 중후한 음성으로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푸치니의 토스카에서 카바라도시, 투란도트의 칼라프 왕자도 이러한 영웅 테너 캐릭터로 유명합니다. 이처럼 영웅적인 역할을 소화하는 테너를 ‘드라마틱 테너(Dramatic Tenor)’라 하며, 주세페 자코미니, 요나스 카우프만 같은 가수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한,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주로 등장하는 ‘헬덴 테너(Helden Tenor)’라는 특별한 테너 유형도 있습니다. ‘헬덴’은 독일어로 영웅을 뜻하는데, 이러한 테너는 웅장하고 강력한 음성으로 영웅적인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나 파르지팔 등 바그너 작품에 적합한 테너 성부로, 이 역할을 소화하는 가수들은 흔하지 않아 더욱 독특하고 특별하게 여겨집니다.

 

테너의 유형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레지에로 테너(Leggero Tenor)는 가볍고 날렵한 음성을 지니며, 재치 있고 발랄한 역할을 연기할 때 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스핀토 테너(Spinto Tenor)는 드라마틱 테너와 리릭 테너 사이에서 강력하고 날카로운 음색으로 감정을 뚜렷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테너는 오페라와 성악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성부입니다. 감미로운 사랑 노래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이끌기도 하고, 영웅적인 캐릭터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기도 하는 테너의 다양한 매력은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언제나 사랑받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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