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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18세기 오페라 극장, 음악과 사교의 중심지

by 해이야 2024. 11. 21.

오페라는 18세기에 가장 사랑받던 오락거리였습니다. 오늘날의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처럼 당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저녁 식사를 마친 가족들이 함께 오페라 극장을 찾는 일이 흔했고, 그곳은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는 장소를 넘어선 사회적, 문화적 중심지였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18세기 오페라 극장에서 벌어졌던 흥미로운 일들과 관람 문화를 알아보겠습니다.


1. 오페라, 18세기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17세기 초 오페라가 발명된 이후,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각지에서 오페라 열풍이 불었습니다. 특히 18세기 후반에는 하루에 한 편씩 수백 편의 신작 오페라가 발표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페라는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공연이 아니라 당대 유럽의 사교 문화와 오락 문화를 대표하는 플랫폼이었습니다.

  • 반복 관람 문화:
    현대의 뮤지컬 '회전문 관객'처럼 당시 사람들도 같은 오페라를 여러 차례 관람했습니다. 첫 관람은 공연에 집중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두 번째 이후에는 대화를 나누며 즐기는 편안한 관람을 하였답니다.
    이는 당시 오페라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일종의 사교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2. 관객들의 다양한 활동과 독특한 문화

18세기의 오페라 극장은 오늘날의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와는 달리, 다채로운 활동이 벌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관객들은 극장에서 음료와 간식을 즐겼습니다. 심지어 단역 가수의 노래가 시작되면 셔벗(얼음과자)을 금속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는 극장의 홍보를 위한 서비스로 제공되었으며, 셔벗을 먹는 소리가 극장 곳곳에 퍼질 정도로 흔한 일이었습니다. 오늘날 공연장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지만, 당시에는 반려견을 동반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도 있었습니다.

 

공연 중간에는 오렌지나 음료를 파는 상인이 돌아다니며 관객들의 먹거리를 책임졌습니다. 극장에서는 관객들 간에 대화가 오갔고, 심지어 카드놀이나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이러한 소란이 커져 가수의 노래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3. 객석 조명과 귀족들의 사교 활동

당시 오페라 극장에서는 공연 중에도 객석 조명이 환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무대를 보기 위한 조명이 아니라, 관객들이 서로를 관찰하고 사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었습니다.

  • 귀족들의 박스석 문화:
    귀족들은 극장의 박스석(Box Seat)을 대여하거나 소유하며 친척이나 지인을 초청했습니다. 박스석에서의 활동은 단순히 오페라 감상이 아니라 자신의 신분을 과시하고, 다른 관객들을 구경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오페라 글라스를 통해 무대뿐만 아니라 객석에 누가 누구와 함께 왔는지 살피는 일도 일상이었습니다.
  • 패션 과시:
    공연장은 당시 귀족들이 패션 감각을 뽐내는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드레스와 보석으로 치장한 모습은 단순한 관람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4. 현대 공연과의 차이점

만약 18세기 오페라 극장을 방문한다면 오늘날과 매우 다른 분위기에 놀랄 것입니다. 당시 극장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오늘날과 차별화되었습니다.

 

오늘날 오페라 극장에서 정숙함이 요구되는 것과 달리, 당시에는 자유롭게 대화하고 음식을 즐기는 것이 허용되었습니다.

현대 공연에서는 객석이 어둡게 유지되지만, 18세기에는 관객들이 서로를 관찰하고 교류하기 위해 객석 조명이 환하게 켜져 있었습니다. 공연 도중 돌아다니는 상인과 반려견의 동반은 현재 공연 문화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5. 18세기 오페라 극장이 주는 교훈

당시의 오페라 극장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음악과 사교가 융합된 공간이었습니다. 오늘날 공연장에서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감상하지만, 18세기 오페라 극장의 자유롭고 다채로운 문화를 떠올리면 공연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새롭게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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