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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헨델의 '울게하소서'의 멜로디가 또 있다고?

by 해이야 2024. 10. 6.

 

헨델의 아름다운 “울게하소서”(Lascia ch'io pianga)는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로, 그 멜로디의 슬프고 감동적인 분위기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왔습니다. 이 아리아는 헨델의 첫 번째 오페라 '알미라'(Almira, 1705)와 '리날도'(Rinaldo, 1711)에서 비롯된 곡으로, 그중 '울게 하소서'는 ‘리날도’에 삽입되며 특별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울게하소서'가 포함된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는 영국에서 발표된 그의 첫 번째 이탈리아 오페라로, 전쟁과 사랑, 배신과 용서라는 강렬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이 곡이 연주되는 장면은 특히 극적입니다. 여주인공 알미레나가 적에게 붙잡혀 고통 속에서 자신의 자유를 간절히 갈망하며 부르는 이 아리아는 감정의 깊이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단순한 멜로디와 반복적인 선율이 슬픔과 절망을 극적으로 전달합니다.

 

'울게하소서'의 멜로디는 헨델의 초기 작품에서부터 발전한 특유의 스타일을 보여주며,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많은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 멜로디의 기원은 헨델의 첫 오페라인 '알미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알미라'는 헨델이 독일 함부르크에서 작곡한 오페라로, 19세에 쓰인 이 작품은 헨델이 이탈리아풍 오페라 양식을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완성한 초기 대표작입니다.

 

헨델의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Il Trionfo del Tempo e del Disinganno)는 또 다른 헨델의 걸작으로, 종교적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깊은 감정과 인간 내면의 갈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 작품은 헨델이 22세에 로마에서 작곡한 오라토리오로, '시간'과 '깨달음'이라는 두 개념이 욕망과 아름다움에 맞서 승리하는 내용을 그립니다. 특히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묘사되고, '깨달음'은 인간의 영혼을 진리로 이끄는 힘으로 상징됩니다.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는 세속적인 아름다움과 유혹에 맞서는 인간의 내면적 갈등을 묘사하며, 헨델 특유의 심오한 종교적 상징성과 음악적 천재성을 보여줍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아리아 중 '가시는 두고 장미는 꺾어라'(Lascia la spina, cogli la rosa)는 '울게 하소서'의 멜로디와 동일한 선율을 가지고 있어 흥미로운 비교를 할 수 있습니다. 두 아리아 모두 슬픔과 고통을 노래하며, 인간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의 깊이를 담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헨델의 음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작품이 단순히 아름다운 멜로디를 넘어서, 그 멜로디가 담고 있는 감정과 이야기의 힘 때문입니다. '울게 하소서'나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 같은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한 사람의 슬픔이나 깨달음을 노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이 겪는 보편적인 경험, 즉 고통과 성찰, 그리고 그로부터의 구원을 담고 있습니다.

 

헨델의 음악이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 감정의 보편성에 있습니다. '울게하소서'를 듣는 사람은 비록 알미레나의 처지와 직접적으로 공감하지 않더라도, 그 슬픔과 간절함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바로 헨델의 음악이 가진 치유의 힘이자, 그의 음악이 시대를 초월하여 계속해서 연주되고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헨델의 삶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 흥미로운 점은 그가 다양한 국가와 문화에서 활동하며 그만의 독특한 음악적 색채를 발전시켰다는 것입니다. 독일 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영국에서 주로 활동한 헨델은 각 나라의 음악적 전통을 융합하여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음악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극적인 요소, 독일 음악의 깊이, 영국의 풍성한 합창 전통을 모두 결합하여 다양한 청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의 오페라와 오라토리오는 각기 다른 감정과 주제를 다루면서도 언제나 인간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습니다. '울게 하소서'나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와 같은 작품은 청중으로 하여금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깊은 감정적 울림과 철학적 성찰을 경험하게 합니다.

헨델의 음악을 통해 우리는 한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깊이를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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